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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고 싶었다... 꿈이라고만 생각했다... 자신은 없으나 놓을 수 없는 꿈이니 지금이라도 시작하려고 한다

2012년 5월 11일 금요일

오늘을 산다...하지만 아직도 방황중

   갑자기 여행이 떠나고 싶어졌다. 일은 계속 켜켜이 쌓여가고 있고, 덩달아 나도 뭔가 응어리를 켜켜이 쌓아놓고 있다. 그 사람과의 이별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요 며칠간은 매일 눈뜨면 마주보고 이야기하고 밥먹고 차마시고.. 매일 그렇게 살아서 실감도 나지 않고 어떻게 되는건가 하는 감도 없었다. 아무래도 아직도 내게는 도무지 이 이별이 익숙해질 것 같지가 않다. 이 순간 언제쯤 방점을 찍어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항상 그 사람과 함께 했던 사무실, 거리, 식당, 찻집... 하다못해 내 방까지 익숙한 곳에서 가장 익숙한 한가지를 순식간에 지워버리는 건 너무 잔인하고 해낼 수 없는 미션같은 일이다. 현실에 살고 있는 나는 그 모든걸 지워버릴 한방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마음을 정리하고 헤어지고 난 후에 이런 정리해고같은 통보를 받았다면 좀 나았을까? 아직도 실감은 나지 않고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또 며칠을 보내고 실감이 나는 그 순간 다시 힘겨운 시간이 찾아오긴 하겠지만 아직 그 순간이 정확히 내 삶을 비집고 들어온 것 같지는 않다.

  후.... 버텨낼 수 있을까?

2012년 5월 7일 월요일

다시 내 권리를 누리자...


 요즘은 마지막 행복을 누리는 중이다. 전에는 절대 이해를 못했던 이별 여행...같은? 좀 특이한 경험이긴 하지만.... 자의던 타의던 간에 이제는 더 이상 같이 있을 수 없는 사람과 이것저것 많은 것을 함께 하면서 누리는 중이다. 이게 좀 마약같은 면이 있어서 곧 마지막이 온다는 걸 알면서도 당장 홀로 있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안도하게 된다. 아침에 달콤한 라떼 한잔 마시면서 오늘 이후로 이걸 다시는 누리지 못할 거라는 걸 알게 되었어도 그 한잔은 여전히 행복한... 그런거? 사실 이번주는 그다지 걱정이 되지 않지만 다음주부터는 현실과 마주해야 한다. 그래서 걱정이다. 다니는 곳곳마다 추억이 묻어 있고, 전혀 의도하지 않았는데 시간은 흘러가고...
  지난 주까지만 해도 나는 무언가에 쫓기듯 당장 결혼을 해야 할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고, 빈자리를 채우려면 뭐라도 해야된다는 생각에 머리를 쥐어 뜯으면서 지냈다. 일찌기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면 술 한잔이 없으면 제대로 잠들지 못했고, 뭐라도 하려고 이것저것 사들이고 집에서도 가만있지 못하고... 그런데 새삼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부터 3년이 지난다고 해서 내가 폭삭 늙어버리는 것도 아닌데 무엇 때문에 지금 당장이라도 새 사람을 찾고 연애를 해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된걸까? 지금까지 꿈에도 생각지 않던 그런 미래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이제는 나를 중심으로 생각해보기로 했다. 그 사람이 있어서 마냥 기다리느라 못했던 나의 일... 나를 위한 운동, 여행, 취미... 주말이 되면 왠지 그 사람이 날 찾을 것 같아 꼼짝도 못하고 붙박이로 있던 나를 위한 어떤 의미에서는 좀 서글픈 내 지난 세월을 위한 자유...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하고 여행도 다니고 좋은 결과로 다른 기회도 좀 얻어보고... 한동안은 갑작스럽게 주어진 자유에 어쩔 줄 모르고 방황하겠지만 난 원래 누군가에게 메어 있던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내가 좋으면 하고 싫으면 적당히 피해서 도망다닐 줄도 알던 사람이었다. 그 모든 걸 까맣게 잊고 있던 내게 이제 다시 그 자유에 대한 적응기가 필요한 것 같다...

블로그는 여기저기에 두고 많이 하는 편인데, 그냥 사는 이야기를 주절주절 쓰는 건 항상 제목이 너무 어렵다. 제목을 붙여 놓고 글을 쓰다 보면 항상 주제에 벗어나고 그래서 글을 쓰고 나서 제목을 붙이려면 처음에 생각했던 글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글을 쓰는 건 즐거운 일이긴 하지만... 

2012년 5월 3일 목요일

나도 내가 결혼 적령기인거 알고 있어요~

 의례 02 ~ 이렇게 오는 번호는 무조건 받지 않는 편이다. 카드를 잃어버리지 않는 한 카드사의 전화도 받지 않는다. 우선 받으면 귀찮고 스팸전화일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근데 요즘 들어서 카드사도 아니고 뭔지도 모르겠는 번호로 가끔 전화가 온다. 받지 않고 거절하면 바로 문자가 온다. ㅅ 결혼 정보회사다. 입사하고 얼마 안되서 무슨 대기업 단체 미팅이던가? 그런게 있어서 친구들이랑 가려고 신청했던 적이 있다. 근데 뭐 다들 바쁘고 시간도 애매하고 해서 취소를 했는데 그 때 내 이름으로 가입을 했던 게 문제인거 같다. 계속 전화 온다. 1000명을 떼거지로 몰아놓고 스피드 미팅을 한다는데 내가 선착순 등록 할인 대상자란다. 몇명이랑 얘기를 할 수 있을까나 몰라도 그런 자리를 무려 30만원이나 내고 가는 건... 왠지 엄청 하기 싫고 돈이 아까워지는 행위다. 
  주말에 부서분들이랑 캠핑을 갔다. (나도 내가 이래서 다른 사람 못 만나고 연애 못하고 그래서 결혼에 영 관심이 없는 거 같이 보인다는 거 안다..ㅡ0-) 한참 이야기하면서 놀고 있는데 이번엔 또 충청도 인근의 지역번호가 찍힌 전화가 온다. 같이 일하는 업체인가~ 해서 전화를 받았더니... ㄷ 결혼정보 회사다. 여긴 어떻게 내 번호를 알았는지는 모르나 일년에 서너번쯤은 계속 전화가 온다.  스물 다섯쯤부터 오기 시작했는데, 그 때는 좀 신기한 생각이 들어서 몇번 전화를 받다가 매니저라 불리우시는 아주머니께서 엄청 친절하게~ "회원님~~~(난 회원은 아니다...ㅡㅡ) 키만 포기하시면 회계사, 변호사 이런분들 다 만나보실 수 있어요...170만 포기하시면 되요..."라는 소리에...- 뭐 그때는 더 그랬지만 170이 어떻게 포기의 기준일 수가 있단 말인가... 난 내가 작아서 신랑은 키가 컸으면 좋겠단 말이지... 아니어도 할 수는 없지만!- 엄청 귀찮아서 같이 계시던 부장님 바꿔드리고 "내 마누라에게 그만 전화해라!" 라는 소리를 듣게 했는데... 그 이후에도 줄곧 부지런히 열심히 전화를 주신다. 문자도 온다 꽃피면 결혼을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하는.. 
  얼마 전에 극심한 멘붕을 겪고 있다가 자주가는 블로그의 광고를 보고! 내 스스로! 어처구니 없이! 한 결혼정보회사의 파티에 참가 신청을 해놨다. 아무래도 그때는 정신이 정말 안드로메다로 향했었나보다. 뭐 엄청 친절하게 뭐 학교는 어디시고 지방에 사시는데 저희 파티를 오시는 데는 문제는 없는지.. 그런 것들을 물어보셨다. 그리고 몇번쯤 만나는데 비용이 169만원 정도한다는 설명도 잊지 않으셨다. 이건 의사를 2명 만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다... 시간되면 한번 방문하지요~ 라는 말을 해놓고 끊긴 했는데... 오늘 불현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꼭 이렇게해서 결혼을 해야 하는걸까? 하는...  
  나는 지금 만나는 사람이 없다. 음... 연애를 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결혼을 염두해두고 만나는 사이는 아니다. 그리고 나는 이제 서른이다. 스물 몇살 때쯤 사주를 봤는데 서른 즈음에 남자를 만나 겨울에는 청혼을 받고 서른 하나에는 결혼을 한다던.. 그 서른이 벌써 4개월이나 지났다. 엄마가 작년에 어디선가 사주를 봤는데 거기서도 올해 꽃피는 춘삼월이 되면 내가 연애를 시작해서 내년쯤엔 결혼을 할 거라고 했단다. 춘삼월(백번 양보해서 음력으로 치자)은 이미 지났고, 올해는 엄청 관대하게 3월이 윤달이라 한번 더 있기까지 한데 아직 나는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고 그 사람과 결혼을 꿈꿀 생각은 없다. 
   지금의 나는 엄청 자유롭다. 여행을 가고 싶으면 차를 끌고 그냥 떠나면 되고, 엄마 아빠가 필요한 게 있다고 하면 통장에서 돈을 찾아서 선물해드리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 올해 여름 휴가는 미국으로 갈까? 한다고 해서 내게 제약을 주거나 (물론 일을 해야 하니 아무때나 홀연히 떠날 수는 없다...ㅋ) 혼자 어디 간다고 눈치를 줄 누군가가 있지도 않다. 나는 지금의 이런 내 삶에 만족하고 있다. 그리고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이나 대학교 선배들이나... 그들을 보면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고 있다. 나는 없고 아이가 우선된다. 내가 궁금한 건 그 사람의 소식인데, 온간 SNS가 그 사람의 아이들로만 가득차있다. 물론 나도 아이는 엄청 좋아하지만 지금은 뭐... 내가 결혼하지 못해서 아직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질타같기도 하고... 뭐 좀 그렇긴 하다. 무튼 내가 결혼 적령기의 황금같은 시기에서 약간 지나왔다는 걸 내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다. 결혼을 하는 걸 진저리치게 싫어하거나 맘에 들지 않는 건 아니지만 지금은 좀 아닌 것 같을 뿐이다. 
  전에 ㄷ결혼정보회사의 매니저가 그런 말을 하더라. "스물 여섯이요~? 엄청 좋은 나이죠~~~ 지금 지나면 매칭이 많이 어려워질 수 있어요~ 지금 가입해보는 거 어때요?" 그 때는 그냥 지금 가입해서 어린 여자로 우대 좀 받아볼까~? 했었는데... 지금 다시 전화오는 결혼 정보회사에서는 그런다 "회원님은~(저는 회원이 아니라고요!!!!) 대기업 다니시니까 어느 정도 감안해서 노블레스 회원으로 모실게요~" ㅎㅎㅎㅎ 어쩌면 더 나이가 먹어서도 그들은 나를 아주 달달한 조건으로 꼬시지 않을까~? 뭐... 난 그냥 지금도 나쁘지 않다! 

2012년 4월 28일 토요일

헉... 불면증이야...

  요 며칠 밥먹으면서 술을 한잔씩 하곤 해서 일찍 일찍 잠을 잘 잤었다. 그래서 모르고 있었는데... 요즘 불면증인가보다... 어제 10시에 누웠는데 눈도 말똥말똥.. 간신히 잠들어서 한참 됐나? 그랬더니 12시...1시...2시... ㅠ.ㅠ

  생각이 많아졌다. 자려고 누우면 머리 속에서 온갖 잡생각들이 둥둥 떠다닌다. 하루 종일 있었던 일들... 지나쳐버린 아쉬운 상황...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하는 고민들까지 모두 다... 어제도 내내 그러다가 잠을 설쳤다. 다크써클에 피부도 푸석거리고... 만사가 귀찮다. 3년만에 만나는 친구와의 데이트도 지금 어째야 좋을까 고민중이다.

  시간이 많을 수도 있고, 아예 없을 수도 있다... 답답한 초침은 째깍째깍 무심하게 흘러가는데 난 아직도 이 모양이다. 젠장... 어쩔라고 이러니... 뭐 어떻게 할라고...

2012년 4월 27일 금요일

멘탈 붕괴?

내가 요즘 절절히 체험하고 있는 단어... 멘탈붕괴... 자아가 붕괴되고 있다. 어찌어찌 회사에서 일을 하고 하루를 보내고 나면 집에 가는 순간 모든 증상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울다가 웃다가... 헛헛한 마음에 술 한잔먹고 자려고 누워는 있는데 눈만 말똥하다가 새벽에 한번씩 깨고...

예전에도 그런 적이 있던가? 막상 눈앞에 닥쳐온 일도 아니고 크게 달라질 것도 없는 일상인데도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어떻게 해야 되는건지도 모르겠는 혼란스러운 시간이 계속 흘러가고 있다. 문제는 이게 티도 나면 안되고, 힘들어죽겠는데 누구한테 말할 수도 없다는 거다. 심지어 내 멘붕의 원인이 되고 있는 사람한테도...

실연을 당한것도 아니고... 뭐 아니라고 정확히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건 정확히 실연은 아니다. 혼자만 있으면 정신줄 놓고 멍하니 앉아있다가 누군가를 만나면 광대같은 미소 가면이 확 써지는 거 보면 정신적인 문제가 슬그머니 자리하고 있는 거 같기는 하다. 이성과 감성을 하루에도 백만번씩은 넘나들고 있고, 사람을 만나면서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결정이 왜 그렇게 됐는지.. 그 때는 왜 그렇게 말했는지도 모르겠다. 나름 총명하고 꼼꼼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의 나는 아무것도 못하고 덩그러니 혼자 앉아서 엄마만 찾는 놀이공원의 길잃은 어린애같다.

뭐가 문제일까? 정말 고민했던대로 나 하루 쉴거야... 그럼 좀 나아지는 걸까? 모르겠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쳐나가야 할지... 다 내 마음안에 있다는데,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문제와 맞닥트린 기분이다. ㅠ.ㅠ

2012년 4월 26일 목요일

맘먹은대로 되지는 않아...하지만...

  뭐든지 맘먹은대로 되지 않아...

  내 맘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어!

  이 말을 꽤 자주 하는 거 같다. 뭐든지 다 맘먹은 대로 뜻하는 대로 되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게 우리네 사는 모양새고, 그렇다고 다 되면 그것도 좀 아닌 거 같고 그렇다. 요즘 그건 느낀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은 언젠가 내가 한번쯤은 생각했고, 입밖으로 뱉어낸 이야기고 그런것들이 현실이 되어 다가오는 거라고... 굳이 결과론적으로 따지자면 촉은 항상 안좋은 쪽으로 발달해서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면서도 생각지 않게 입밖으로 뱉어 버리면 짜잔~~하고 현실이 되어버리곤 한다. 그래서 말 조심하라고 하고 말이 씨가 된다고 하는지도...

  요즘 난 언젠가 내가 항상 생각했고 걱정했던 일들이 현실로 다가오는 경험을 하고 있다. 그 때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했다면 뭔가 좀 달라졌을까? 꼭 그렇게 되는 건 아니겠지만 막상 안좋은 일이 닥치면 그 때 그렇게 생각하지 말걸...하고 후회하게 되는 건 내가 어쩔 수 없이 단순하고 짧은 생각을 가진 어린 인간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2012년 4월 24일 화요일

힐링이 필요해

서른이 되고 나서 난 청소년기에도 제대로 겪어본 적이 없는 지독한 사춘기 증세를 보이고 있다. 말끝마다 싫어! 안해! 안돼! 이 소리를 달고 살고 누군가가 무슨 업무를 주면 하기 싫은 티 팍팍 내면서... 스물 네살때도 하지 않던 쓸데 없는 행동을 자꾸만 하고 있다. 꼭 관심받고 싶어하는 어린애처럼... 왜 그런지 모르겠다. 갑자기 새삼스레 무슨 관심이 더 받고 싶은 건지... 마음을 좀 다스려볼까 싶어서 식물도 키우고 있고, 다른 곳에 관심을 쏟아볼까 싶어서 여행도 좀 다니고 있는데 뭔가 확실히 틀어진 게 생긴 거 같다. 그게 대체 뭘까?

3년차 때쯤 엄청 힘들 때는 정말 보름짜리 여행도 다녀왔었다. 비행기표 끊고 쓩~~~근데 올해는 그것도 안된다. 사원때는 일이 많으면 바빠서 잊어버리고 지내기도 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이력이 나서 일에 치여서 뭔가를 잊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바쁘거나 하지도 않다. 음... 어떤 방식으로 힐링을 할 수 있을까? 음.... 힐링...힐링이 필요해

2012년 4월 22일 일요일

나를 위해 살자...

  얼마 전에 지인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 넌 말만 안하면 백점인데 " 그분이 워낙에 자주 하던 말이고, 난 말도 빠르고 하고 싶은 말도 많고 목소리도 크므로 그것들이 내 점수를 깍아먹는다는 것 쯤은 이미 진작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 처음에 그 소리를 들었을 때는 이게 칭찬인가 흉인가 싶기도 하고 이럴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뭐 그런 걸로 며칠씩 골치를 썩곤 했었다. 그러다가 이제 좀 조용해져야겠구나...싶어서 말도 좀 줄이고 가만히 있으면 또 다른 누군가가 그런다 " 너 요즘 무슨 일 있어? 어디 아픈거야? " 아놔... 어쩌라고....

  아주 어릴 적에 나는 좀 유별나게 남들을 배려하고 의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아주 단적인 예로 만나던 남자친구가 엄청 맘에 안들고, 이제 정말 헤어져야겠다...맘먹은 순간에도 여러가지 고민을 했다. 오늘 월요일인데 헤어지자고 하면 일주일 학교 생활을 망치는 거겠지? 일주일 내내 학교는 다녀야 하니 건들지 말자... 뭐 그러다가 주말이 되면 주말에 헤어지자고 하면 집에 있어야 하는데 죽을 상을 하고 있거나, 이 인간은 날 붙잡고 메달릴테니 주말은 내가 피곤하겠지? 뭐 이런 등등의 배려(?) 아닌 배려를 하면서 미루면 친구들이 시원~하게 말해줬다. "이 냔아~ 헤어질 놈 붙잡고 별 고민을 다한다!" 근데 정말 그랬다. 엄청 화가 나서 불만을 이야기해야 할 순간이 와도... 아! 근무 중이지...아! 오늘 회식이라고 했지...! 이러면서 참다가 화병도 참 다양하게 앓고는 했었으니까..^^

  따지고 보면 이제 겨우 인생의 30%쯤 지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보면... 그런 고민들은 내 정신건강에 있어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던 거 같다. 처음 신입으로 들어와서 교육보고서 하나 쓰는데 A선배가 하라는대로 하면 그다음날 B과장이 이건 이렇게 하면 안되다고 타박하고 그래서 보고 PT자료가 버전 16까지는 만들어졌더랬다. 그러고 나서 결론은 부장님이 고치라는대로 만든 자료를 사용하게 된다는거? 나중에 선배들한테는 자료가 엉망이었다며 타박받게 된다는거? 그 때는 그게 참 억울하기도 했었다. 하물며 자료 하나를 만들어도 하루 꼬박 걸려 만들어 놓으면 저녁에 다른 사람의견 때문에 바꿔야 하는게 억울하고 답답했는데, 성격은 오죽 할까?

  지금 누군가가 나한테 "넌 이것만 안하면 백점이야...!" 라고 한다면 난 그냥 웃으면서 대답해준다 " 전 백점에는 관심없어요...^^" 그 사람에게 백점이라고 해서 내가 다른 사람에게 백점이 될 수는 없으니까. 그리고 백점이 되려면 있는 그대로의 내가 아니라 사회가 만들어놓은 청사진대로, 사람들의 기대대로만 살아가야 하니까. 난 남에게는 30점쯤 되더라도 내 자신의 만족도가 높아진다면 그냥 나 하고 싶은대로 살 예정이다. 지금 완벽하게 그렇게는 하고 있지 않지만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범위내에서는 나 하고 싶은대로, 나 원래 생긴대로 그렇게 살고 있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거다.

2012년 4월 14일 토요일

쿨하게? 난 그런 거 못해...

   스무살때부터 난 줄곧 남자친구가 있었다. 자랑이냐고? 뭐...솔직히 자랑이다. 공식적으로 남들에게 우리 사귀고 있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고 꼴에 연예인도 아니면서 꽁꽁 숨기고 아무도 모르게 만난 사람도 있고.... 지금 생각해보니 음... 결혼도 생각할 수 있고 누군가를 만나면 서로 책임이란 걸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하는 순간에 만난 사람부터는 죄다 비밀 연애였었던 거 같다. (그래서 회사 사람들은 내가 연애도 못하고 사는 사람인줄 안다... 췟!)
   어느 날 별 생각없이 휴대폰 갤러리에서 그동안 찍은 사진을 열어봤다.  졸업을 한 이후로는 누군가와 같이 찍은 사진이 별로 없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누굴 만나지 않았던 것도 아닌데, 마치 의도적으로 피했던 마냥 함께..찍은 사진이 거의 없다. 애인은 있었는데, 함께 여행을 다니지 않았던 것도 아닌데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은 거의 풍경...이거나 혼자 찍은 사진... 하다못해 그 흔한 셀카도 없더라... 왜 그렇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추억은 있지만 흔적은 남지 않은 내 연애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걸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확실히 문제가 있긴 있었다. 스물 다섯 언저리에 만났던 남자는 1년 반이나 만나면서 내내 "난 널 정말 존중해... 넌 정말 소중한 사람이고 그래서 난 너랑 친구로 지냈으면 좋겠어..." 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가장 가까운 지인에게도 알리지 않았고 아무도 모르게 서로 애인이 없는 상태로 1년 반을 지냈다. 그래서 정말 친구로만 지냈냐고? 우린 주말에 만났고 주로 저녁에 만났고 일요일 오전에 헤어졌다... 그 남자 교회를 갔어야 했으니까....^^;; 이 이야기를 아는 사람 대부분이 내게 "등신같은 X"라는 말을 숨기지 않고 말하는 걸 보면 내가 생각해도 상등신으로 굴었던 연애인 거 같긴 해... 여행도 가봤고, 같이 지내기도 했지만 단 한장도 같이 찍은 사진은 없다. 치열하게 싸웠고 치열하게 사랑했지만 흔적은 없다. 아주 완벽했지... 헤어진 후에도 첫눈 오는 날은 니가 생각난다며 개드립을 해댔던 그 남자와 헤어질 때도 내가 했던 말은 "난 아마 너와 다시 만나더라도 이렇게 치열하게 좋아하고 숨기지 않을거라고... 난 쿨하게...자체가 이해가 안된다고... 너는 거짓이었을지 몰라도 나는 아니라고"
  지금 생각하면 참 없어보인다. 헤어지자는 남자한테 그런 소리나 하고 있고... 뭐..지금도 그 남자는 내가 저와 함께 할 평생친구라고 여기는지 뜬금없이 저녁에 술마시러 온다며 전화하고 그런다. 확 와이프한테 전화해줄까보다... 하긴... 진짜 만날 때도 없던 흔적이 지금와 새삼 생기겠어? 청첩장 받으면서 생각했던 약 만 몇백가지쯤의 복수도 치졸하게 굴기 싫어서 다 포기했었는데...
   그 이후에 만난 남자는....ㅎ 정말 흔적을 남길 수 없는 사람이고...

   알아...나도 내가 바보같은 거... 냉정하지도 못하고 이성적인 판단조차 못하고 있다는 거. 그런데... 난 마음가지고 쿨하게 구는 거, 관심있는데 없는 척 의도적으로 애쓰는 거 정말 못하겠단 말이지... 그냥 홀랑 다 타버릴 때까지 열심히 태우고, 다 타고 남은 재에서 불꽃조차 못 살아나게 할만큼 열심히 하다가 진빠지고 다시 살아날 수 없을 때쯤 접을 참이야.... 그러고 나면 미련도 뭣도 안남겠지... 난 그렇게 사는 게 훨씬 익숙해...


2012년 4월 11일 수요일

쿨하게 놓아주기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결정했지... 내가 스스로 포기했을 때 당신이 손으 내밀어서 난 그 손을 잡으면 다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역시 헛된 기대였구나..."

요 며칠은 줄곧 계속 고민중이었다. 삼년을 넘게 만난 사람과의 소원해진 관계는 혼자만의 시간을 엄청 만들어줘서 전보다 더 무겁고 엉뚱한 방향의 상상을 만들어 내기에 충분했다.  두어달을 그런 생각에 갇혀서 히스테리도 부리고, 짜증도 내면서 보내다 보니 그게 다 헛짓거리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몇 달을 보내다가 간신히 지난 주말에 결론을 내렸다.

징징대지 말자... 아직도 스물 여덜의 어느날 쯤... 한참 뜨거웠던 그 때처럼 해주기 바라지 말고 그만 제자리를 찾아가고 싶어하는 그 사람을 놓아주자... 처음부터 뭘 해보자 우리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그리 선언하지 않았으니 따로 어떤 결정을 강요하면서 조르지 말자... 그냥 원래 그랬던 것처럼 둘다 제자리로 그냥 돌아가자...

요 근래의 관계를 생각해보니 정말 그거말고는 답이 없었다. 우린 정말 "관계"를 위한 관계가 되어가고 있었다. 내가 아직도 그 어디쯤에 있다고 생각했던 얼마 전까지는 서로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했었고, 같이 보내는 시간도 많았고... 그 때는 어떻게 우리가 매일 만나고 시간을 내고 잠을 쪼개가면서 만났는지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지금만큼 똑같이 바빴고,  그래도 서로와 함께 있는 시간이 좋았었다. 그런데 지금은 며칠을 기다려서 시간을 내지 않으면 만날 수 없고,  "우리"의 이야기를 하지 않은지 몇 달이 지났고... 내가 만나자고 하지 않으면 만날 일 같은 건 없고... 가끔 한번 술에 취해 묻긴 했었다. 내가 지루해지거나 재미없어졌다면 이야기하라고... 마치 죄라도 지어서 어쩔 수 없이 내게 묶여 있는 것처럼 굴지 말라고... 그의 대답은 항상 "전혀 그렇지 않아...니가 오해하고 있는거야..." 였다. 제풀에 지치길 바라는 걸까?  항상 내게 말했던 것처럼...넌 영특하니까 금방 알거야... 그래서 내가 스스로 알아채고 알아서 아무말 없이 그냥 예전처럼 돌아가는 것에 동의하길 바라는?

혼자 있는 시간동안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내가 부르는 건 하지 말자..."였다. 여느 연인처럼... 다른 사람들처럼 해주지 않느냐고 조르는 건 그만하기로 했다. 내색하지 말고 표내지 말고... 어차피 "관계"는 한달에 두어번이 전부니... 시간이 난다면 그거정도는 받아주마...하고 사실 아직은 내가 이 관계를 완벽히 정리할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으니...

그런데 문제는 그 주말이 지난 담에 그 사람이 잠시 변화를 줬다는 거다.  갑자기 예전처럼... 연락을 하고 밥을 먹자고 하고 차를 마시자고 하고... 물론 그냥 친한 선후배 정도? 짜증을 내고 예민해져있던 내가 포기란 걸 결심한 순간 조금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것같은 느낌을 줬다... 그래도 말은 해주고 싶었다. "우리 그냥 예전처럼 선후배로 돌아간거 같아요..."라고... 그날 그는 나를 찾아왔다.  내 메세지는 보지 못했다. 적어도 보지 못한 것 처럼 굴었다. 그날의 "관계"는 실패... 내가 안됐다. 마음으로 그 사람을 놓아줘야 겠다 싶은게 몸으로 나타났나보다.  그날은 그랬다.  그리고 그날 밤... 그 메세지에 대한 답이 왔다. "시간을 내서 이야기해보자..."

그리고 그 시간을 낸다던 오늘....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마주치는 내내 아무말도 하지 않았고, 문자 하나, 전화 한통, 어떠한 언급도... ㅎㅎㅎㅎ 바보같이 기대를 했다. 마음을 놓았을 때... 신데렐라의 무도회는 12시면 끝난다는 걸 눈치챘어야 하는데... 아직은 나는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제대로 찾지 못한 것 같다. 무도회는 끝났다... 기억은 유리구두 한짝에 봉인해야 한다.  꽁꽁 감추어두고 제 짝을 찾더라도 없는 듯 깊숙한 곳에 숨겨둬야 한다. 이제 정말.... 그래야만 하는 시간이 온 것 같다...

2012년 4월 7일 토요일

서른... 과거에서 살다

 지난 두어달 간... 지옥 속에서 살고 있다... 하루는 미친듯이 힘들어하고 짜증내다가 하루는 그럭저럭 웃으면서 살아가는... 롤러코스터같은 시간이 하루하루 흘러간다.
 서른... 나이의 앞자리가 3으로 바뀐다고 해서 그다지 달라지는 건 없다고, 오히려 20대의 끝자락이 더 힘들었던 것 같다고 위로하면서 처음 한달이 흘러갔다. 사실 삼십대가 되었다는 감도 제대로 오지 않았다. 이렇게 복잡하고 어지러워져서 온통 날을 바짝 세우고는 내가 제일 괴로워하는 시간을 보내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올해는 유난한 해다. 직급을 바꾸고 3년차가 되는... 과도기를 겪는 해이기도 하고... 오랜 시간 함께 해온 연인... 처음부터 미래는 꿈꾸지도 않았고 그래도 안되는 그 사람과의 관계가 서먹해지고 있다. 곧 좋아지겠지 예전에도 그랬듯이 좋아지겠지..하는 기대보다는 내 좋았던 이십대는 다 쏟아부었는데 결국은 삼십대가 되고 나서 등떠밀리듯이 다른 사람을 찾아야 하는... 이제는 더 이상 난 모든 남자들이 선호하는 이십대가 아니라는 걸 인정해 하는 순간에 다시 누군가를 찾아서 연애를 하고 좋은 감정을 가지고 결혼을 결심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과 허탈감이 함께 오고 있다. 나는 서른이 두려운 걸까... 지금와 다시금 누군가와 사랑...또는 새로운 관계를 시작해야 한다는 시도 자체가 두려운 걸까...

  무튼 난 주인에게 버림받은 길고양이처럼 사람을 경계하고 있고, 바짝 날이 서서는 긍정적인 생각이라고는 처음부터 해보지 않았던 양 그렇게 굴고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맘에 안드는 것 투성이고, 처음 이런 기분일때는 언젠가는 좋아지겠지...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는 기대를 조금은 했었는데 지금은 포기상태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하나 하나 내 주변에 날 보이지 않게 하려고 담을 쌓고 있다. 처음에는 누군가 건들면 무너질 허름한 담이었는데, 이제는 점점 더 견고해지고 아무도 날 건들지 말았으면 싶은지 출입구도 창문도 없는 벽을 쌓고 있다. 이래도 되는걸까? 이제는 더 이상 이십대 철없던 시절처럼 아무나 만나서 하룻밤 찐하게 보내고 "그래...넌 네 갈길 가라..." 쿨하게 말할 수도 없을 나이가 되었다. 좀 더 그렇게 살아볼 걸 하는 후회도 든다. 왜 내가 나와의 미래따위는 상상조차 하지 않는 그 사람과의 인연을 이렇게까지 끌고 와서 혼자 모든 고민을 안고 살아야 하나...하는 후회도 들고.... 한참때 왜 정신을 못차렸을까 싶고...

  그래서 자꾸만 과거에서 살고 싶어지나보다. 미래는 없다는 걸 뻔히 알았지만 그래도 맘껏 사랑한다고 말하고 사랑받던 그 때로... 지금은 그와 나 사이에 남은 건 섹스뿐이다... 그나마도 의무적으로... 이제는 정신차리고 본인의 길로 들어서는 그 사람에게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도 감이 오지 않는다.  몇달 째... 내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냐는 질문도... 그냥 놔주겠으니 각자의 길을 가자는 제안도 아무런 대화도 없다. 어쩌면 그에게 나는 벌써 과거가 됐는지도 모르겠다.... 나 혼자 과거에서 살면서 아직도 그와 내가 현재라고 믿는지도... 가끔 하는 섹스 때문에 그와 내 과거처럼 현재도 그렇다고 믿는지 모르겠다.
  
   단순한 애정결핍이 아니라... 이건 현실 부정인 것 같다. 잔인한 4월은 올해도 어김없이 다가왔고... 난 이 시기를 무사히 잘 넘길 수 있을까? 언제쯤 그 과거의 울타리에서 나와서 오롯이 혼자서 즐길 수 있는 행복한 삼십대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까....